나를 위한 한 시간

바위 위에 고요히 눈을 감고 앉아 있습니다.
고요 속에서 나도 없고 생각도 없이 앉아 있습니다.

내가 멈추자 시간도 멈추어 있는 것 같습니다.
나도 그냥 바위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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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이 골짜기를 따라 내려와 남쪽 언덕을 넘어갑니다.
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나뭇잎이 흔들리듯
나도 머리칼을 바람에 맡기고 앉아 있습니다.
바람이 아무런 막힘이나 걸림 없이 나를 지나갑니다.

내가 있다는 걸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하고
그냥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.

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가듯
내 몸의 사이 사이를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
나는 빈 밭처럼 있습니다.

갈지도 않고 일구지도 않고
씨를 뿌리거나 농사를 짓지도 않습니다.

몇 해에 한번씩은
밭을 그냥 그대로 놓아두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
나도 나를 그냥 빈 밭처럼 놓아두고 있습니다.

이 흙의 몸속에서 계속 무언가를 수확하지 않으면
안 된다는 강박에서도 밭을 풀어 주고

잠시도 멈추지 말고 거두어들이고
거둔 것을 나누어 주지 않으면
안 된다는 의무감에서도 나를놓아 줍니다.

마음이 평와로워지고 깨끗하고 아름다워지게 하기 위해
하루에 한 시간씩만 투자할 수 있다면
때 묻은 영혼의 껍질을 한 꺼풀씩 벗길 수 있을 겁니다.

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고 넉넉해진 사람이 되어
하루를 살 수 있을 겁니다.

지금보다 내적으로 충만하고
값진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
나는 그 길을 택하고자 합니다.

좋은 생각중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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