헛것을 따라다니다

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산다.
내가 꽃인데 꽃을 찾아다니는가 하면,

내가 바람인데
한 발짝도 나를 떠나지 못하고
스스로 울 안에 갇혀 산다.

내가 만물과 함께 주인인데
이리 기웃 저리 기웃

한평생도 모자란 듯 기웃거리다가
나를 바로 보지 못하고
나는 나를 떠나 떠돌아다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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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나무이고 내가 꽃이고
내가 향기인데

끝내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고
헛것을 따라다니다

그만 헛것이 되어 떠돌아다닌다.
나 없는 내가 되어 떠돌아다닌다. 

-김형영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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