저녁연기
고향은 한 뼘의 땅이 아니라
창밖으로 아련히 보이는
보석 같은 맑은 풍경이다
그 은빛 고요 속에 세상의 욕심은
어스름처럼 스며들어 사라졌다
그곳에선 서로의 그림자까지
정겹게 손 맞잡고 강을 건넜고
밤낮의 바람은 한결같은 숨결로
품은 늘 봄볕처럼 살가웠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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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향은 흙냄새가 아니라
내 안에 깊이 뿌리내린
지울 수 없는 따스한 숨결이며
한 송이 꽃처럼 오롯했던
내 어린 날 모습이 살아 있는 곳
다시 그 길을 걷는다
해거름 골목 저녁연기 냄새와
흔들리는 플라타너스 잎사귀
잊힌 꼬마 친구 얼굴을 찾아
설렘 가득 안고 기웃대며 걷는다
